조상들과의 따뜻한 대화의 매개체, 족보 |
작성자 |
kchhong |
작성일 |
2015-08-06 23:53:05 |
조회수 |
4101 |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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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과의 따뜻한 대화의 매개체, 族譜 대전 서구 김철홍 우리나라 대부분의 종손 집에는 윗대 조상들의 행적을 기록한 족보가 있다. 우리 집안도 예외는 아니다. 형님집의 족보는 서가 맨 아래쪽 깊숙이 있어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거니와 바쁜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더 더욱 읽어볼 여건이 안 되었다. 그러다가 지난 선친 제사 때는 딸아이 숙제도 있고 해서 족보를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일찍 가서 족보를 펼쳐봤다.
이게 웬일들인가 ! 내가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자세한 내용으로 가득 차있었다. 900년 전부터 이어온 조상님들께서 각 시대마다 여러 분야에서 치열하게 사셨던 행적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는 게 마치 친할아버지께서 내 앞에 나타나 따뜻한 목소리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 같았다.
시조이신 제일 큰 조상님께서는 고려시대에 국가에 공헌하셔서 지금의 김해지역을 녹읍으로 받아 관향으로 정했다는 기록이 처음으로 나왔다. 중시조께서는 조선 초기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불의로 규정하고 정1품 관직을 뒤로 한 채 낙향함으로써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절의를 몸소 실천하셨다. 15대 조상님께서는 임진왜란 때 혈서로 정충보국(貞忠報國)을 크게 써서 등에 붙이고 의병을 모은 후 왜군으로 변장하여 수백 명의 일본군을 무찔렀다는 이야기는 목에 힘주어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8대 조상님께서는 부친이 위독하자 자신의 허벅지 살을 약으로 삼아 보약을 올리신 효행도 실천하셨다는 기록도 있었다.
할아버지뻘 되신 먼 친척께서는 일제 시대에 온갖 난관을 극복하시고 사업에 성공하여 전 재산을 문중에 기증, 장학재단을 설립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렇듯 족보는 알지 못했던 소중한 우리네 조상님들 삶이 고스란히 녹아 스며 있었다. 족보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때로는 뒤통수를 얻어 맞은듯했고, 때로는 가슴 벅찬 감동에 겨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소중한 기록을 전해주는 족보는 우리문화의 한 축이다. 영미 문화권에서는 최고 권위 있다는 이름이 조상으로부터 몇 세손임을 밝히는 것이라 한다. 그래봐야 10여세를 넘긴 이름을 본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 족보들은 기본이 30~40세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고마운 기록문화인가 !
우리 조상들은 기록을 세계에서 가장 잘 하는 민족이라 인정받는다. 조선왕조실록, 팔만대장경과 더불어 우리네 족보도 소중한 기록문화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록 자체가 미래세대와의 대화이다. 우리 조상님들께서 족보를 통해 후손들에게 소중한 대화를 해준 것처럼 우리도 미래세대와의 대화가 연속되도록 족보를 포함한 다양한 형식의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메모부터 일기, 문서, 편지 등 삶의 순간순간들을 기록하여 후손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나는 시도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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